건초가 식단의 80%여야 합니다
토끼 식단의 대부분(약 80%)은 건초여야 합니다. 토끼의 어금니는 평생 자라기 때문에 거친 건초를 옆으로 갈아 씹어야 이가 고르게 닳고, 부정교합을 막을 수 있습니다.
건초의 섬유질은 장을 끊임없이 움직이게 하는 연료이기도 합니다. 건초 섭취가 줄면 장운동이 느려져 바로 장정체 위험으로 이어지므로, 신선한 티모시 건초를 24시간 무제한으로 둡니다.
건초를 잘 먹지 않으면 종류·신선도·보관 상태를 점검하고, 그래도 안 먹으면 치아 통증이나 컨디션 저하를 의심해야 합니다. '건초를 안 먹는다'는 그 자체가 중요한 신호입니다.
변은 두 종류, 매일 관찰합니다
토끼는 두 가지 변을 봅니다. 하나는 우리가 흔히 보는 동글동글한 마른 변(분립)으로, 크기가 일정하고 양이 충분한지가 장 건강의 핵심 지표입니다. 변이 작아지거나 줄면 식이·장운동 문제를 의심합니다.
다른 하나는 포도송이처럼 뭉친 '맹장변(밤똥, cecotrope)'으로, 영양이 풍부해 토끼가 항문에 입을 대 직접 먹습니다. 이건 정상 행동이니 막지 않습니다. 다만 맹장변이 바닥에 많이 남아 짓무른다면 비만·식단 과다·통증으로 스스로 못 먹는 상황일 수 있습니다.
변에 털이 길게 이어져 염주처럼 나오면 털갈이로 털을 많이 삼켰다는 뜻이라, 빗질과 수분·건초를 늘려야 합니다.
펠렛·채소 비율과 피해야 할 먹이
성체 기준 펠렛은 소량만 줍니다(흔히 체중 기준 하루 한두 큰술 수준). 펠렛을 무제한으로 두면 건초를 덜 먹어 치아·장·체중 문제가 생깁니다.
잎채소는 매일 다양하게 소량 급여합니다. 새 채소는 한 번에 한 종류씩 시작해 변 상태를 보며 늘립니다.
당분·전분이 많은 시판 간식(요구르트 드롭, 곡물 믹스), 과일 과다, 양상추류는 피합니다. 특히 토끼에게 곡물·견과류 간식은 장내 환경을 망쳐 설사·장정체의 원인이 될 수 있습니다.
털갈이는 장정체와 직결됩니다
토끼는 스스로 그루밍하며 빠진 털을 삼키는데, 고양이와 달리 토할 수 없습니다. 털갈이 시기에 삼킨 털이 느려진 장에 뭉치면 장정체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.
그래서 털갈이철에는 자주 빗질해 빠질 털을 미리 제거하고, 건초와 수분 섭취를 늘려 장이 털을 밀어내도록 돕는 것이 핵심입니다.
헤어볼 자체보다 '장운동이 느려지는 것'이 진짜 위험입니다. 건초를 잘 먹고 변이 충분히 나오는 토끼는 어느 정도의 털을 삼켜도 대개 무리 없이 통과시킵니다.
몇 시간을 다투는 응급 신호
토끼가 먹지 않고 변이 줄거나 멈추고, 웅크려 움직이지 않으며 이를 가는 등 통증을 보이면 장정체(GI stasis) 응급일 수 있습니다. 토끼의 장정체는 하루를 지켜볼 여유가 없는 경우가 많습니다.
이럴 때 보호자가 임의로 강제 급여나 약을 먼저 시도하기보다, 원인(치아·통증·다른 질병)을 함께 확인할 수 있는 토끼 진료 가능 병원에 빠르게 연락하는 것이 안전합니다.
평소에 주 1회 체중을 기록해 두면 식욕·변 변화와 함께 이상을 일찍 잡을 수 있습니다. 토끼는 약한 모습을 숨기는 동물이라, 보호자의 '평소와 다르다'는 감각이 가장 빠른 경보입니다.